지난달 주말이었어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 녀석이 한참 열을 올리며 무슨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기 동네에서 얼마 전에 좀 이상한 일이 있었는데, 그걸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저도 뭐, 그 프로는 워낙 유명하니까 이름은 알았지, 어떻게 신청하는지는 전혀 몰랐거든요. 그냥 "어,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흘려 들으려 했는데, 친구 녀석이 자꾸 "너도 같이 해보자!" 하는 거예요. 은근히 꼬셔서 결국 덜컥 신청 버튼까지 누르게 된 거죠.

처음엔 뭔지도 모르고 덜컥 저질렀죠
솔직히 그때까지 저는 '그것이 알고 싶다'가 단순히 범죄 사건만 다루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친구가 말한 '이상한 일'이 그런 종류의 사건인가 싶었죠. 근데 친구 녀석 말로는, 뭐랄까, 좀 억울한 사람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예요. 뭐, 금액이 엄청 크거나 그런 건 아니었는데, 듣다 보니 좀 ‘이럴 수가 있나?’ 싶은 부분이 있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래, 한번 제대로 파헤쳐 보자!’ 하는 마음에 동참하게 된 거죠.

일단 방송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 이게 뭐, 글만 써서 보내면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제보 양식이라는 게 있잖아요. 거기에 사건 개요, 관련 인물, 증거 자료, 피해 내용 같은 걸 아주 상세하게 써야 하는 거예요. 처음엔 간단하게 몇 줄 쓰면 될 줄 알았는데, 이게 뭐 논문 쓰는 수준이더라고요. 친구랑 둘이서 ‘이거 제대로 하려면 우리도 탐정이 돼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웃었죠.

자료 찾다가 열 받은 썰
더 골 때리는 건, 제보할 때 증거 자료를 첨부하라는 거였어요. 저희가 겪은 일이 나름대로는 명확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걸 객관적인 증거로 만들어내려니까 막막하더라고요. 친구는 녹취 파일이라도 몇 개 있었는데, 저는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때까지 ‘그냥 내 기억에 의존해서 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방송국 측에서도 당연히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는 걸 그때 알았죠.

어떻게든 뭔가라도 찾으려고 오래된 통화 기록이며, 주고받았던 문자 메시지며, 심지어는 영수증까지 다 뒤져봤어요. 한 3시간은 걸린 것 같아요. 그러다가 문득 ‘아, 내가 이걸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살짝 현타가 오더라고요. 근데 또 친구 녀석이 옆에서 “이거 봐, 이 부분은 이렇게 써야 더 설득력 있을걸?” 하면서 도와주니까 또 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친구와의 우정이 이런 식으로 증명되는구나 싶었죠.

이런 비슷한 경험으로 예전에 친구 권유로 비트코인 퇴직연금에 대해 알아보려다가 복잡한 용어와 정보에 놀랐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관련해서 {INTERNAL_LINK_1} 이 글도 같이 읽으시면 비슷한 맥락으로 공감하실 거예요.
겨우겨우 제보 완료, 그리고 기다림

어찌어찌 자료를 다 모으고, 양식에 맞춰서 글을 써 내려갔어요. 처음엔 좀 삐뚤빼뚤했지만, 친구랑 몇 번을 고쳐 쓰고 다듬었는지 몰라요. 제보서를 다 쓰고 나니 안도감보다는 ‘이제 진짜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좀 묘한 긴장감이 들더라고요. 저희가 쓴 내용이 방송으로까지 나가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검토를 거쳐야 할지도 모르겠고, 설령 방송이 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풀어질지도 미지수였죠.

그렇게 제보를 하고 나서 며칠이 지났어요. 뭐, 당연히 연락이 오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연락이 빨리 오더라고요. 사실 처음엔 ‘아, 제보가 많이 들어와서 저희 건 안 되겠구나’ 하고 마음을 비우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제보 담당자라는 분께 전화가 왔어요. 처음에는 ‘이게 진짜 맞나?’ 싶어서 살짝 의심도 했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INTERNAL_LINK_2} 이 글에서처럼 혹시 사기는 아닐까 했거든요.
전화 통화는 거의 30분 넘게 이어진 것 같아요. 저희가 쓴 내용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더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아, 이 사람들이 정말 진심으로 우리 제보를 검토하고 있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사실 그때까지는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이 좀 더 자극적인 사건 위주로만 다룬다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겪은 일 같은 경우에도 이렇게 귀 기울여 주는구나 싶어서 좀 놀랐어요.

방송은 안 됐지만, 얻은 게 있어요

결론적으로, 저희가 제보했던 내용은 방송이 되지 않았어요. 담당자분께서는 “사건은 잘 봤지만, 현재 방송 중인 아이템들과는 좀 다르다”는 취지로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셨죠. 살짝 아쉽긴 했지만, 뭐, 애초에 큰 기대는 안 했었으니까요. 오히려 ‘내 사건이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뤄질 만큼 중요한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저는 몇 가지를 확실히 깨달았어요. 첫째는,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이상한 일’이 많다는 거예요. 제가 겪은 일처럼 크고 거창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는 정말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둘째는,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이 단순히 사건을 파헤치는 걸 넘어서, 그런 억울함이나 답답함을 가진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낼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거예요. 물론 모든 제보가 다 방송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귀 기울여 주는 곳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위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그리고 또 하나! 제가 요즘 '마이클'이라는 개념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데, 이게 처음엔 무슨 말인지도 몰랐거든요. {INTERNAL_LINK_3} 이 글을 보고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 제보 준비하면서 ‘내 경험도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마치 마이클처럼 복잡한 세상 속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은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아무튼, 이번 경험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하는 게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거나, 혹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물론 철저한 준비와, 때로는 약간의 시행착오가 필요하지만요. 만약 주변에 억울한 일을 겪었거나, 사회적으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한번 제보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는 얻을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