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이었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 나갔는데, 친구 하나가 한숨을 푹 쉬면서 말을 꺼내더라고요.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 보면 진짜 끝장수사가 필요한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순간 멍했습니다. '끝장수사? 그게 대체 뭐지?' 사실 그 단어를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긴 한데,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그냥 뭐, 엄청 집요하게 파헤치는 수사쯤 되는 건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모임 자리에서 그걸 일일이 물어보기도 좀 뭐하고, 왠지 좀 아는 척 해야 할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아, 그렇지. 진짜 그래야 하는데..." 하고 맞장구를 쳐줬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찝찝하던지요. 뭔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서 검색을 해봤죠. '끝장수사'.
처음 검색 결과에 뜬 건,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어요. 무슨 법률 용어처럼 딱딱하게 정의가 나오거나, 뉴스 기사에서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들을 설명하면서 '끝장수사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언급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오래된 미제 사건이나 뇌물 사건 같은 걸 다루면서요. 뭔가 엄청난 사건이 터졌을 때, 일반적인 수사로는 부족하고 정말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는 뉘앙스가 강했어요. 그러니까 '단순히 수사'가 아니라, '모든 의혹을 해소하고 진실을 명확히 밝혀내겠다는 집념' 같은 게 느껴지는 표현인 거죠.

저는 그제야 친구 말이 왜 그랬는지 조금 알 것 같았어요. 단순히 '힘든 수사'가 아니라, '더 이상 진실을 덮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긴 말이구나 싶었던 거죠. 그런데도 여전히 뭔가 딱 떨어지게 제 경험으로 연결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좀 더 구체적인 사례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뭐가 뭔지 몰라 헤맸어요

그래도 저는 좀 궁금한 게 있으면 일단 직접 부딪혀보는 편이라, '그래, 끝장수사라는 게 뭔가 알기 위해선 관련 사건을 좀 파고들어 봐야겠다' 싶었죠. 그래서 얼마 전부터 뉴스에서 계속 나오던 어떤 사건을 좀 자세히 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아, 또 사고 났구나' 하고 말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의혹이 하나둘씩 제기되더라고요. 처음엔 당연히 언론에서 흘려보내는 대로만 생각했는데, 이게 파고들수록 뭔가 석연치 않은 점들이 계속 나오는 거예요.

제가 그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는 그냥 '누군가가 잘못했나 보다' 하고 말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서 같은 주제에 대해 다른 매체나 커뮤니티 반응을 보니까, 처음에는 저도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이 막 쏟아져 나오는 거죠. 예를 들어, 처음에는 단순 사고로 보도됐던 부분이 나중에 알고 보니 내부 은폐가 있었다거나, 혹은 초기 수사가 너무 안일하게 진행됐다거나 하는 식이었어요. 그때 '아, 이게 끝장수사라는 게 필요한 상황인가?' 싶더라고요.
이 과정을 겪으면서 제가 느낀 건, 사람들이 왜 '끝장수사'를 외치는지 조금은 알겠더라고요. 진실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사람들은 답답함을 느끼고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하잖아요. 마치 제 마음 같았죠. 처음엔 '에이, 설마...' 했던 생각들이, 하나둘씩 증거들이 나오면서 '이거 진짜 뭔가 있나?' 하고 의심하게 되는 과정 말이에요.

내 돈으로 직접 '끝장수사'를 해보다?
그래서 저는 이 '끝장수사'라는 단어의 느낌을 좀 더 제 일상 경험에 비춰보기로 했어요. 물론 제가 뭐 거대한 범죄 사건을 파헤치는 건 아니지만, 아주 사소한 것에도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을 가진 적이 있거든요.

생각해보니 작년 여름에 저희 동네에 새로 생긴 신축 아파트로 이사 왔을 때였어요. 집은 마음에 들었는데, 이상하게 밤만 되면 벽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냥 건물이 흔들리나 싶었는데, 소리가 너무 거슬리는 거죠. 특히 새벽에 자려고 누우면 더 크게 들리는 것 같고.
그래서 관리사무소에 몇 번을 얘기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건물이어서 나는 자연스러운 소리다'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도저히 납득이 안 갔어요. 전 집에서는 이런 소리 한 번도 못 들어봤거든요. 너무 답답해서 인터넷으로 '새 건물 삐걱거리는 소리'를 검색해봤죠. 보니까 단열재 문제라든지, 배관 문제라든지, 혹은 정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글들이 많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는 뭔가 꽂혔어요. '이 소리의 정체를 꼭 알아내겠다!' 싶었던 거죠. 관리사무소에 얘기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아파트 입주자 카페 같은 데도 들어가서 비슷한 증상을 겪는 다른 주민은 없는지 찾아봤고요. 다행히 저 말고도 몇몇 분들이 비슷한 불편을 겪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끼리 모여서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죠.

혼자서는 힘들었을 텐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니까 뭔가 힘이 났어요. 저희는 결국 아파트 건설사에 직접 내용증명을 보냈어요. 처음에는 그냥 '소음이 들립니다' 정도였다면, 나중에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해결책 제시 없이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내용을 담았죠. 금액으로 따지면 뭐, 내용증명 발송 비용이나, 저희끼리 모여서 회의할 때 사 먹었던 커피값 정도? 아주 거창한 건 아니지만, 저희에게는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이었던 거예요.
결국 알아낸 원인과 느낀 점

그렇게 저희 주민들이 뭉쳐서 꾸준히 건설사 측과 소통하고 압박했더니, 결국 건설사에서 전문가를 보내서 정밀 진단을 하더라고요. 그때 밝혀진 원인이 뭐였냐면, 처음엔 몰랐는데 저희 집 뒤쪽에 있는 배수관 연결 부위가 약간 설계 오류가 있었던 거예요. 여름철에 온도가 올라가면서 배수관 안의 물이 팽창하고, 그게 벽이랑 부딪히면서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던 거죠.
결국 그 부분을 보수하고 나니까 정말 신기하게도 소음이 싹 사라졌어요. 그때 얼마나 마음이 놓이던지요. 그동안 밤마다 겪었던 그 작은 스트레스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거예요. 사실 그때는 '이걸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귀찮기도 했지만, 결국 진실을 파헤치고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뿌듯함을 느꼈어요.

이 경험을 통해서 제가 '끝장수사'라는 말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어떤 문제든, 그것이 아무리 사소해 보이더라도, 진실을 제대로 파헤치고 명확하게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구나 싶었어요. 뉴스에서 나오는 큰 사건들도 결국은 개인의 답답함이나 사회적인 의혹에서 시작되는 거잖아요. 그런 의혹들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계속해서 '더 깊이, 더 확실하게' 진실을 요구하게 되는 거고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어떤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처음부터 포기하거나 대충 넘어가기보다는, 일단은 제 나름대로 '끝장'을 볼 수 있을 때까지 한번 파고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물론 그게 항상 엄청난 노력을 요하는 건 아니겠지만, 최소한 제 안에서 '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친구들과 함께, 혹은 혼자서라도 집요하게 진실을 찾아보는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록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결국 명확한 답을 얻었을 때의 그 개운함과 뿌듯함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을 테니까요.